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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工父

예측가능성

아버지 친구 교수님들이랑 저녁을 먹다.

역시나 공대 교육의 현실과 문제, 개선안에대한 얘기가 계속되었다.

수많은 이야기들이 나와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predictable, 즉 예측가능성이였다.

이 단어가 직접적으로 나온것은 아니였지만 그 단어를 연상케 하는 단어들은 많이 나왔다.

모델링, 시뮬레이션, 경제학, 경영학, 해석학, 컴퓨터, Enginnering

위의 단어들에서 예측가능성이 생각이 났다.

처음 대화의 시작은 이랬다.

공대 출신의 너무 많은 인재들이 금융쪽으로 빠진다는 것이다. 30%의 성공 가능성을 갖는 경륜에도 사람들이 몰리는 것 처럼 성공한 몇몇 사례들을 바라보고 몰린다는 것이다. 나이가 환갑이 넘으신 세 분의 교수님들의 경험에서도 주변에 금융으로 성공한 사례가 없는데 어느정도의 확률을 바라보고, 어느정도의 기대치를 갖고 하는지 궁금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경제 얘기가 나왔다. 한 교수님이 경제 전공이셨다. 사람들이 정작 경제 자체는 모르면서 경제를 하나의 수학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적절히 모델링을 하고 그것을 시뮬레이션 하고, 공식을 세워서 PDE를 풀고, 그 해석값을 이용해서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이다. stochastic한 해석, PDE 풀기 등을 하는 것은 좋은데 문제는 경제의 흐름을 잘 알아도 이런 수학적 지식이 없으면 경제를 논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정작 경제에 도가 텄어도 수학적 전문 지식이 없어서 의견을 내놓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예전 Engineering에 대해서도 말이 나왔었다. 예전의 소위 공돌이들이 물건을 만들 때 수학이 필요했냐는 것이다. 90%에서 95%로 올리기 위해서 기존에 잘 동작되던것을 vector analisys다, motion equation이다, pde다 하면서 modeling을 하고, 그것을 해석하고 답을 내고..

하지만 이러다 보니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것이다. 경제를 더 알기 위해서 모델링을 하고, pde를 풀고, Engineering을 더 잘 하기 위해서 해석을 했지만 그러다보니 경제 자체, 공학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푸는 방정식, 모델링이 주가 되어버려서 정작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모른채 덮어놓고 눈앞에 주어진 식만 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생각한 것이 '왜' 였다. 모든 공학의 시작, 실은 모든 학문의 시작인 '왜'.

그리고 그 '왜'의 답이 예측가능성인 것 같다. 사람들은 예측가능성에 목숨을 건다. 그 이유는 예측이 불가능하면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불안함을 참지를 못한다. 그래서 이 예측가능성을 위해서 모델링을 한다. 모델링이란 현상을 해석이 가능하도록 풀어 놓는 것이다. 그래서 적절한 input이 주어졌을 때 적절한 output이 나오게 된다.

이런 말이 있다.

'이 세상에 완벽한 모델링은 없다. 다만 쓸만한 모델링만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예측하지 못하는 것을 너무 불안한 나머지 사람들은 적절한 모델에 목숨을 걸게 되고, 그것이 마치 절대적으로 옳은 것인냥 의지하고 신뢰한다. 그러다가 빵 터진것이 이번 미국발 금융위기 아닌가. 그 금융의 도시였던 영국의 추락 아닌가. Londond's sinking. 언젠지 모르지만 Times 겉 표지의 글이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이 세상의 그 어떤 것이라도 완벽한 모델링이 가능한 것은 없다. 즉 이 세상 그 어떤 것이라도 완벽히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 예측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가능성 또한 있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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