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식상할 수도 있는 이 봉사의 정신이란 단어는 내가 아버지께 참 많이 들었던 단어였다.
생각해보면 내가 봉사란 단어가 무엇인지 잘 알기도 전부터 그런 말을 해오셨던 것 같다.
봉사에 대해서 아버지께 들었던 말 중 가장 오래된 기억은 수능 전날이었다. 모든 대한민국의 전직 수험생들은 느꼈을 바로 그 똥줄타는 긴장감 속에서 나는 아버지와 갈비집을 갔다. 왠지 수능 전날에는 맛있는 걸 먹어야할 것 같고, 맛있는 것 = 비싼 것 = 갈비 라는 간단한 공식을 통해서 갈비집에 갔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정작 생각나는 것은 아버지의 한두마디 뿐이다.
당시 아버지 께서는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정확한 문장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충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자신이 속한 집단으로부터 이익을 받으려는 사람은 항상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항상 자기가 속한 집단 보다 좋은 집단이 있을 수 밖에 없고, 그런 마인드를 갖고 있으면 남들을 보면서 항상 부러워만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속한 집단이 나로부터 이익을 받게 해야겠다는 봉사 정신을 갖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다. 설사 자신이 열등한 집단에 있다 하더라도 자신의 노력여하에 따라 더 큰 contribution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
그 당시 집단이라는 단어는 대학을 지칭하셨겠지만 이러한 봉사의 마인드는 내가 병특을 가고, 인턴을 할 때 역시 크게 영향을 미쳤다.
아버지의 사전에서 봉사란 단어는 자기 주도적이다. 자기보다 열등한 사람을 보면서 도덕적 자위를 위한 순간적인 도움이 아니라, 삶의 방향이요,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념이다. 이러한 삶의 자세는 요즘 세상에 중요한 인간의 특성(?)이라는 회복 탄력성과도 연관이 되어있다. 자신이 봉사를 하다가 실패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에 크게 낙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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